아파트에 이사를 하고 하나둘씩 들여놓던 대품 화분들,
그중 겐차 야자를 충동적으로 들여왔다.
화원 아주머니가, 이 정도 되는 겐차 야자 정도면 비싸게 주면 100만원도 한다고 현혹의 말씀을...
결론은 우리는 15만원인가 20만원에 야자나무를 업어왔다.
아무쪼록 우리 식구가 된 겐차 야자.
23년 5월 3일에 왔다.
글을 준비하면서 보니, 이제 우리집에 온 지 1년이 되어간다.
화원 아주머니가 우리가 원하는 화분에 직접 옮겨 심어 주셨고 배송도 해주셨다.
그때는 자세히 안봐서 몰랐는데 이제 와서 보니 잘려있는 새순도 함께 있다.
대품이라서, 이 나무가 이 상태에서 더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거실 안쪽에서 키우다가,
아무래도 햇볕을 좀 보게 해줘야 할 것 같아서 나중에 거실 창 쪽으로 옮겼다.
거실 안쪽에서 키웠을 때 해를 많이 못봐서,
기존에 있던 새순이 타들어 가고 말라갔다.
그래서 나는 그때 아무 생각 없이 가위로 잘라 버렸는데, 창 쪽에 두니 잘린 곳에서 새 잎이 조금씩 자라고 있었다.
그리고 제일 아래쪽에 있던 줄기도 노랗게 죽어버려서 잘라버렸다.
이때가 23년 10월 9일.
23년 12월쯤 되니,
밑동에서 잎사귀만 돋아나던 게 어느새 대가 쑥 자라고 잎사귀도 양 옆으로 펼쳐졌다. 안타깝게도 초반에 내가 가위로 잘라버린 탓에 가운데가 비어버렸다.
그리고 그 앞쪽으로 또 새순이 얇고 작게 돋아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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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올해 초,
얇고 작았던 새순이 어느덧 굵어지고 키도 많이 컸다.
사실 계속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이 글을 준비하면서 부랴부랴 휴대폰 앨범을 뒤져서 야자나무가 함께 찍힌 게 있나 열심히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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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물꽂이 하고 뿌리를 내리는 움베르타에 푹 빠져 있어서 야자나무를 거의 신경 못쓰고 있었는데, 어느 날 문득 보니 새순이 무럭무럭 자라서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정말 정말 놀랐다.
대품에서 성장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했고, 야자가 우리 집에 와서 죽지만 말고 푸릇이 잘 자라주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야자 잎이 이런 식으로 성장하는 줄 조차 몰랐다.
딱 한줄기로 되어있는 새순을 보면서, 이건 뭐지?라고만 생각했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 한줄기가 새순인 줄도 몰랐다.)
하루 이틀 더 지나니까 완벽한 자태를 뽐내는 우리 집 겐차야자.
공작새가 화려하게 꽁지깃을 펼친 듯하다. 너무 감동적이었다. 세상에 식물에게서도 감동을 받을 수 있구나.
아름답다.
기존에 있던 야자 잎들은 잎사귀 끝이 전부 노랗게 탔는데,
갓 태어난 신생 잎사귀들은 끝이 하나도 타지 않고 투명하고 맑은 연두색을 뽐내고 있다. 너무너무 잘 키워주고 싶다. 잎사귀 끝이 타지 않게.
활짝 핀 새순 앞으로 또 다른 새순이 아주 얇고 작게 올라오고 있다.
너도 무럭무럭 자라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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