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타이베이 시내를 구경할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우리의 둘째 날 계획은 이러했다.
1. 아침 일찍 동먼 시장으로 우버 타고 이동
2. 동먼 시장에서 간단하게 아침으로 먹을 딤섬 구입
3. 라뜰리에 루터스(누가크래커)까지 걸어가서 대기하기 (8시 30분쯤 도착)
4. 크래커 구입 후 융캉 공원에서 딤섬 먹으면서 잠시 휴식
5. 소품샵 문 여는 시간 되면 가서 구경하기
6. W호텔로 이동하여 점심식사 (대망의 숙박지원금 사용, 공짜 베이징덕 먹기)
7. 중정기념당 둘러보기 (날 안 더우면, 비 안 오면)
8. 호텔에서 잠시 쉬다가 시먼딩에 보피랴오거리, 시먼홍러우 등 구경하고 저녁에 시먼딩 야시장
-----<동먼시장 딤섬>
동먼시장에 이 딤섬가게가 유명하다고 해서 찾아와 봤다.
우리는 새우딤섬(주황색)과 고기딤섬(초록색) 딱 두 팩 사서 먹었다.
생각보다 비쌌다. 두 팩에 260NTD 였던 듯. (원화로 1만원 넘음)
역시 대만 물가... 결코 저렴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라뜰리에 루터스 누가크래커>
동먼시장에서 딤섬 사고, 걸어서 라뜰리에 루터스로 넘어왔다.
웨이팅을 너무 오래 하고 싶지 않아서 어차피 9시 오픈 시간이니 그때 되면 사람들이 쭉쭉 빠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8시 30분쯤 도착하게 계획했다. 줄은 생각보다 좀 길긴 했는데, 9시 전인데도 이미 문을 열어서 사람들이 구매를 하고 있었다. 한 20분쯤 줄을 섰더니 우리 차례가 돼서 금방 구매할 수 있었다.
아침 시간이었는데도 한 20분 서있었더니 등 뒤로 땀이 줄줄... 여름은 여름이었다.
누가크래커는 1박스 당 200NTD. 현금만 가능.
-----<융캉공원>
최대의 변수가 될 수 있었던 누가 크래커를 성공적으로 구매하고 나니, 일정에 여유가 좀 있었다. 라뜰리에 루터스 바로 앞에 융캉 공원이 있는데 날씨도 좋고 하늘도 푸르러서 공원에서 잠시 쉬기 딱 좋았다. 아침으로 먹으려고 사온 딤섬을 공원에 앉아서 먹었다. (근데 날씨가 너무 덥긴 했다... ㅎㅎ... 항상 땀은 함께 했다.. 여행 내내..)
공원이 정말 너무 깨끗해서, 나로 하여금 작은 비닐 조각 하나라도 버리기 싫게 만들었다. 공원에 공중 화장실도 있었는데 화장실 역시 마찬가지로 깨끗했다. 딤섬에 같이 포장해 준 간장 한 방울도 흘리기 싫게 만드는 이 깨끗한 공원. 이번 대만 여행에서 거리가 깨끗한 것에 정말 많은 감명을 받았다.
어찌저찌 아침식사도 해결하고, 소품샵이 문 열 때 까진 시간이 좀 남아서 근처 스타벅스에서 땀이나 식히기로 했다.
대만 스타벅스에서도 "오늘의 커피"가 가능하다. 그날의 스페셜 원두로 내려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아이스 아메리카노 톨사이즈가 한 105NTD 정도 했던 듯.
소품샵 중에 제일 유명한 라이하오에 들러서 이것저것 구경했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소품에 엄청 열정적인 편은 아니라서 그냥 대강 둘러보고 엽서나 마그넷만 대충 샀다. 한국에서도 사실 이런 소품샵 안 가는데, 해외라는 이유만으로는 열정이 잘 쏟아지진 않았다.
-----<W호텔 Yen중식당>
오늘의 제일 메인 이벤트인 숙박지원금을 사용하러 W호텔로 이동했다.
이젠 슬슬 우버 타기가 너무 길에 돈 뿌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중교통으로 이동했다.
동먼역 → 타이베이시청역으로 MRT로 이동하면 되는데, 한번 갈아타야 한다.
Bannan Line → Zhonghe-Xinlu Line으로 갈아타면 되는데 우리는 갈아타기 싫은 마음에 Tamsui-Xinyi Line을 타고 동먼역에서 Taipei 101/World Trade Center역으로 가버렸다. 여기서 내리면 W호텔까지는 한 20분 걸어야 한다. 한 낮이라 진짜 너무 덥고 지쳐서, Taipei 101/World Trade Center역에서 결국 우버를 타고 W호텔로 이동했다.
어쨌든 무사히 W호텔에 도착했고 우리는 숙박지원금을 쓸 생각에 들떠있었다.
Yen 중식당을 구글에서 예약을 해놨었고, 딱히 베이징덕 요리는 미리 예약 해두진 않았는데, 메뉴판에 보면 베이징덕 요리는 사전예약 메뉴라고 적혀있긴 하다. 하지만 사전예약 없이 베이징덕 주문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베이징덕이 다 팔려버리면 주문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셰프님이 베이징덕 반마리를 우리 테이블 쪽으로 가져오셔서는 바삭한 껍질 부위를 먹기 좋게 잘라 주시고, 옆에 보조셰프(?)님이 쌈을 만들어 주신다. 친구랑 나는 오이를 안 먹기 때문에 오이를 가리키며 빼달라고 적극적으로 말했다.
베이징덕 껍질 부분은 먹기 좋게 발라 주고, 나머지 퍽퍽살(?) 부분은 간장베이스 소스로 한번 더 볶아서 요리해 준다. 숙박지원금을 사용할 때, 1,000NTD 단위로 사용해야 해서 금액을 맞추기 위해 샤오룽바오도 하나 주문 했다. 이렇게 했더니 둘이 먹기에 딱 좋은 양이었다. Yen 중식당에서 3,000NTD를 성공적으로 사용했다. (아직도 우리에겐 7,000NTD가 남아있다. 꺅)
-----<중정기념당, 보피랴오거리, 시먼홍러우>
대만 타이베이 여행 검색하면 반드시 나오는 게 대표적으로 중정기념당, 보피랴오거리, 시먼홍러우, 국립고궁박물관 이 정도인 것 같다. 날씨도 덥고 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그날 날씨 봐서'라는 게 항상 따라다녔는데, 운 좋게 비가 오지 않아서 중정기념당 정도는 둘러볼 수 있었다.
W호텔 → 중정기념당까지 버스로 이동했다. (1인 15NTD, 약 25분 소요, 앞서 말했듯이 슬슬 우버가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만의 대중교통은 정말 저렴하다.)
Taipei City Hall Station 버스정류장에서 Ren Ai Main Line이라는 번호가 없는 간선버스(?)를 타고 Ren Ai Hangzhou Rd. Intersection역에서 내려서 10분 정도 걸어갔다.
사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저 계단을 올라가진 않았다.
올라가면 어떤 누구의 거대한 동상이 있고 그를 지키는 근위병들이 있고 정시마다 근위병 교대식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왜인지 그닥 큰 흥미가 느껴지지 않았다.... ㅎㅎ... 더워서 그랬나. 아무튼 크고 웅장한 건물만 잘 감상하고 기념사진만 찍고 호텔로 이동했다. 너무 더워서 호텔로 이동할 때는 우버로 ~
호텔에서 한 시간 정도 쉬다가 슬슬 걸어서 보피랴오 거리 구경하러 이동했다.
근데 정말 솔직히 말해서 보피랴오 거리는 정말 볼 것 없다. 그냥 역사 거리라서 과거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어떤 터였는지.. 하나하나 뜯어보고 관심 있는 사람들 아니라면, 난 정말 안 와봐도 될 것 같다고 과감하게 이야기하고 싶다. (ㅋㅋㅋㅋㅋㅋ) 시먼홍러우도 비슷한 뉘앙스인데, 그나마 소품샵 같은 것들이 있어서 그거 구경하는 맛이고, 그게 끝이다! ㅎㅎㅎ 기념사진 정도 하나 남길 수 있을 듯하다.
-----<시먼딩 야시장>
우리는 진천미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우육면과 곱창국수 등 많은 것들이 있지만 진천미에서 계란두부튀김은 꼭 한번 먹어보고 싶었다. 다행히 우리는 웨이팅은 안 했고, 나중에 한국인 가족들과 합석은 했다.
흰쌀밥, 돼지고기 고추 볶음(?), 계란두부튀김, 부추볶음 이렇게 세 개만 시켜봤다. 내 생각엔 여기서 흰쌀밥은 진짜 필수인 듯하다. 저 돼지고기 볶음은 그냥 먹을 때랑 흰쌀밥이랑 같이 먹을 때랑 맛이 아예 다르게 느껴질 정도로 흰쌀밥과 합이 너무 좋다. 계란 두부 튀김도 처음 먹어봐서 그런지 진~짜 맛있었다.
음식이 정말 다 맛있었는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침부터 일어나서 일정을 소화해 내느라 약간 지쳐서 전투적으로 배부르게 먹지 못했다는 것..? 다음에 또 진천미를 가면 최상의 컨디션일 때 먹고 싶다.
진천미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야시장을 돌아다녔다. 전형적인 기념품인 마그넷 같은 것도 좀 사고, 떠돌다 보니 웬 버블티집에 줄이 서있었다. 알고 보니 이 버블티집이 엄청 유명한가 보더라.
행복당 밀크티. 진~짜 맛있었다. 유명한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쳤으면 너무 아쉬울 뻔했다. (먹어서 다행)
야시장에서 정말 유명한 음식들, 곱창국수, 지파이, 오징어 튀김, 소시지 등등..
우리는 다 안 먹었다. ㅋㅋㅋㅋㅋ
진천미에서 식사를 제대로 하고 나니까 다른 음식이 땡기질 않았고, 너무 덥고 지쳐서 먹을 기운도 없었다. 점심에 호텔에서 제대로 된 근사한 식사를 한 것도 한몫했다.
일정 소화하느라 힘들었으니 발마사지나 간단히 받고 숙소에 들어가서 쉬기로 했다.
셋째 날 일정은 또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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